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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호프만 | A5 | 81p | 내지-미색지 100g, 표지-스노우지 무광코팅 | 8,000원

선입금폼 추후 업로드 예정

재단의 조사원인 마커스는 다른 조사원의 실종을 밝히기 위해 벨기에의 작은 도시, 브뤼허로 향한다. 이곳에서 실종된 조사원 헬렌은 최근 소중한 존재를 떠나 보낸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이 브뤼허를 떠돈다….

In Brugge*

Starring Marcus Greta Hofmann Hellen Selena

*벨기에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세 가지의 언어 공동체로 행정구역이 나눠져 있으며, 작중 배경인 Brugge는 네덜란드어 언어 공동체인 플란데런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 본 회지에서는 네덜란드어에 가깝게 ‘브뤼허’로 한글 표기하오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어떤 소문을 퍼뜨리는 자는 없고, 오로지 어딘가에서 듣기만 한 이들의 두리뭉실한 말을 모아낸 것, 그리고 그들 하나하나를 읽어낸 결과를 합치면 공통된 이야기 하나가 완성되어 세 조사원 앞에 놓인다. 단순한 이야기이며, 또 물증 하나 없었지만 소중한 이들을 잃은 이들에게는 그런 작은 소문조차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며, 또 그만큼 간절하게 찾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이야기였다. 아내를 사별한 남편이 이곳, 브뤼허에서 죽은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뿐만이 아니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남자는 아내와 ‘영원히’ 함께하기 전, 어떤 말을 남겨 몇몇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브뤼허는 죽음을 넘나들 수 있는 도시다….

재단이 사회에 충분히 파장을 일으킬만한 소문을 정말로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재단의 아카이브에 검색해 봐도 관련된 내용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애초에 브뤼허로 파견된 이들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가? 헬렌은 정말 이 소문을 모르고 있었을까? 이곳을 찾아온 비참한 방문객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조사원에 대한 의문이 겹겹이 쌓였다.

실종된 헬렌을 목격한 이들도 좀처럼 발견되지 못했다. 떠도는 이들 대다수가 남을 눈에 담아두기 어려운 감정에 젖어 있었으니, 그저 조사의 막막함이 더해질 뿐이었다. 당장 떠오른 수단이란 자신만의 마도술이었다. 마커스는 헬렌이 홀로 다닌 경로를 특정 지어 ‘읽고’ 단서를 찾아야겠다고 목표를 다시 세웠다. 그 사이에 두 조사원에게는 해당 소문과 관련된 정보 조사를 맡기고, 자신은 헬렌의 발자취를 작가가 된 것처럼 상상하며 돌바닥 위를, 단어와 문장 위를 조심히 걸어 다녔다.

만약 호프만 씨가 계셨더라면, 어딜 먼저 조사하셨을까. 주어진 정보와 최적의 판단으로 차분히 조사를 이어 나갔을 누군가를 상상한 마커스는 브뤼허의 성혈 대성당으로 이어진 다리에서 잔잔히 흐르는 수로를 보고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애도, 죽음, 실종… 그런 단어들이 머릿속에 엮이지 못하고 둥둥 떠다녔다. 저 자신은 아직도 갈 길이 먼 신입 조사원 같았고, 또 이곳에서 맞닥뜨린 사건은 자신의 자꾸만 자신의 멘토를 생각나게 했다. 브뤼허라는 도시에 슬픔이 넘치고 날씨가 그만큼 흐린 탓인지 몰라도, 마커스는 오랜만에 다시 가슴이 물먹은 종이처럼 눅눅해져 눈시울까지 적신 자신을 발견했다.

호프만 씨가 보고 싶어. 늘 진심으로 바란 것은 당연히 이뤄질 수 없는 허무맹랑한 것이며, 그렇기에 죽음의 무게를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당신도 그렇다. 맞아요, 저도 호프만 씨를 다시 보고 싶어요…. 중년 여성이 넌지시 던진 그 슬픔을 긍정했다. 그 순간, 마커스는 헛것임이 분명한 누군가의 선명한 목소리를 들었다.